어제 토요일 저녁 7시 무렵, 83세의 노모가 아파트 자동문에 부닥쳐 넘어지시면서 고관절이 부러지시는 일이 생겼다. 한림대 응급실을 거쳐 입원실로 옮겨져 수술을 받으셔야 할 것이다. 어머니가 아주 고통스러워하시고 두려워하시는 것을 보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른다. 노모님을 모시면서 언젠가는 올 수 있는 일이라 예상했는데, 드디어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. 어머니가 이런 식으로 조금조금씩 무너져가시는 것을 보고 있다. 그리고 이것이 인생이 가는길이고 언젠가 나도 이런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본다. 그런데 웬지 내 안에선 큰 불평이나 불안이나 근심은 없다. 잔잔히 내 안에서 감사의 소리가 나온다. "그만한 것이 감사한 일이 아니겠냐!"고. "또 네가 보는 앞에서 그런 일을 당해서 다행이지 만약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런 일을 어머니가 당하셨으면 얼마나 더 고통스러우셨겠냐?"고. ----

아내를 남겨놓고 새벽 1시쯤 집에 와보니하림이가 똑같이 말한다.  "아빠,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오히려 감사해했으면 해요!" 

Posted by 고직한